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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/용해원 이선희 가을바람

유정153 2014. 11. 10. 15:03

 

 

 

 

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- 용혜원

 

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 때

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.

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.

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.

 

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.

갈색 빛으로 물든

낙엽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.

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 편입니다.

고독해 보이는 사람들

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.

 

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.

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면

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

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.